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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더(USDT)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스테이블코인이자, 시가 총액 1위를 유지하며 시장의 핵심 인프라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테더의 배경은 무엇일까요? 그 이야기는 현대 금융의 복잡성, 규제의 회색지대, 그리고 암호화폐 생태계의 진화를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테더는 2014년 '리얼코인(Realcoin)'이라는 이름으로 트레일 웹(Trail Web, 현 iFinex)의 자회사 테더 리미티드(Tether Limited)에 의해 설립되었습니다. 창립자들은 비트코인을 비롯한 초기 암호화폐가 가진 극심한 가격 변동성이라는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습니다. 그들의 해결책은 간단하면서도 강력했습니다: 법정통화(특히 미국 달러)에 가치를 1:1로 고정(페그)시킨 디지털 토큰을 발행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은 변동성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가치 저장과 거래 수단을 확보할 수 있었고, 거래소들은 유동성 높은 페어링 통화를 얻었습니다.

모회사와의 깊은 연관성: 비트파이넥스(Bitfinex)

테더의 배경을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키는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비트파이넥스(Bitfinex)와의 관계입니다. 테더 리미티드와 비트파이넥스는 동일한 모회사 iFinex Inc.의 지배를 받는 형제 회사입니다. 이 구조는 테더의 초기 성장에 결정적 이점을 제공했습니다. 비트파이넥스는 테더의 주요 발행 및 상환 채널이 되었고, 거래자들은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에서 빠르게 USDT로 피신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깊은 유대 관계는 이후 과 의 핵심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테더의 역사는 '준비금(Reserves)' 논란과 함께했습니다. 테더는 발행된 모든 USDT에 상응하는 자산(현금 또는 현금 등가물)을 보유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그러나 오랜 기간 공식적인 감사 보고서 없이 운영되며, 준비금이 실제로 충분한지에 대한 의심이 지속되었습니다. 특히 2017년 테더의 웹사이트가 "USDT가 100% 달러로 뒷받침된다"는 문구를 삭제한 사건은 신뢰에 큰 타격을 주었습니다.

이후 테더는 여러 차례 준비금 구성 내역을 발표했지만, 그 내용이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상당 부분이 회사채, 상업어음(CP), 심지어 다른 암호화폐까지 포함된 '현금 등가물'로 구성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사용자들이 기대하는 '은행에 예금된 달러'와는 거리가 있는 구조였습니다. 테더는 점차적으로 준비금의 투명성을 높여가며, 현재는 분기별 증명(Attestation)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지만, 여전히 완전한 실사 감사와는 차이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테더와 비트파이넥스는 미국 뉴욕 총검찰장(NYAG)을 비롯한 여러 규제 기관으로부터 집중 조사를 받아왔습니다. 주요 혐의는 와 이었습니다. 2021년, NYAG와의 소송에서 테더와 비트파이넥스는 1,850만 달러의 벌금을 지불하고 뉴욕 주에서의 거래를 중단하는 합의에 동의했습니다. 또한,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로부터도 4,1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았습니다. 이러한 규제 당국과의 마찰은 테더의 중앙화된 운영 구조와 불투명했던 재정 관행이 초래한 결과였습니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테더는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Too Big To Fail(너무 커서 실패할 수 없다)' 위치를 공고히 했습니다. 전 세계 암호화폐 거래의 70% 이상이 USDT를 통해 이루어질 정도로 시장의 기초 통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테더에 대한 신뢰가 단순히 한 회사에 대한 신뢰를 넘어, 전체 암호화폐 시장의 유동성과 안정성에 대한 신뢰로 확장되었음을 의미합니다. 테더의 붕괴는 시장 전체에 치명적인 충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오히려 그 지위를 더욱 강화하는 역설을 빚고 있습니다.

최근 테더는 논란을 잠재우고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준비금에서 안정적인 미국 국채 비중을 높이고, 비트코인과 같은 디지털 자산을 포함시키는 등 자산 구성을 다양화했습니다. 또한, USDT의 성공을 바탕으로 유로( EURT), 멕시코 페소(MXNT) 등 다른 법정통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으며, 블록체인 인프라 투자, 교육 사업 등으로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테더의 회사 배경은 혁신과 논란, 시장 지배력과 규제적 도전이 혼재된 복합적인 이야기입니다. 비트파이넥스와의 긴밀한 관계 속에서 급성장했지만, 그로 인한 불투명성과 규제 문제에 직면했습니다. 오늘날 테더는 단순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를 넘어, 전통 금융과 암호화폐 세계를 연결하는 으로 진화했습니다. 테더의 미래는 과거의 논란에서 벗어나 진정한 투명성과 건전성을 확보하는 데 있으며, 이는 전체 암호화폐 시장의 건강한 발전을 위한 핵심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